정말로 오랜만에 라이브 듣는 오프.

콘서트를 못가서 더더욱 오랜만이였던

순수클린황족음빠인 나에게 정말로 설레는 오프였다.

하지만 기억하지 못했지. 지금까지 노래 듣는 오프는 항상 힘들었다는 것을...


내 첫 오프는 뮤지컬 신데렐라였고, 그 다음 오프는 16년 빛콘이였다.

신데렐라는 엄마한테 애들 보는 뮤지컬 보냐며 핀잔받으며 봤고,

빛콘은 고3때 엄마몰래 얘매하고 친구가 얘매해줘서 보러간다고 하며 갔었다.

물론 이건 힘든게 아니다.


대학생이 되고 17년 처음 갔던 오프는 건대축제.

안그래도 사람 많은 건대에 축제까지 한다니 사람은 미어 터지고

그래도 앞순서라 꽤 앞에서 잘 보긴 했지만

끝나고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두세대 보내고 포기하고 지하철 타고 갔던 것 같고


두번째는 우연히 간 입실렌티.

아니 입실렌티를 우연히 간건 아니고 우연히 윤하가 나온거지만

중간에 친구들 다 저녁먹으러 가는데

나는 윤하 언제나올지 몰라서 굶주리며 꿋꿋이 윤하 순서를 기다렸다.

(그리고 애들 오고 나서 윤하 순서가 됬었지)

입실렌티는 진짜 힘들었다.

조금씩 앞으로 가긴 했는데 사람은 정말 많지

거기에 낑겨서 사람들 응원 하고있고..

그 공간에서 어떻게 응원을 하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였다.

그리고 덕분에 내 허리도 끊어질뻔 하기도 했고 ㅎㅎ


아마 그 다음이 썸데이 페스티벌이였던듯.

친구가 블라인드 끊어놓은 양일권을 냉큼 받아들고

첫날 대충 자리 어떻게 잡을지 보고

둘쨋날 입장 한시간반 전에 가서 줄서있었다...

양일권인 터라 티켓 교환할 필요가 없었고

덕분에 1열 중앙에 안착했었다.

그리고 아마 12시부터 6시?7시? 까지 펜스에 매달려 있던...

햇빛은 엄청 뜨겁고 배는 고프고 ㅋㅋㅋ

그래도 그렇게 기다려서 1열에서 한시간가량 볼 수 있어 좋긴 했다.

(그리고 좀 늦게들 와도 다 2열에서는 보는거 같더라...)


그 다음이 이틀뒤인 경희대 국제캠..

학교 끝나고 사당역 뛰어가서 버스타고 가는데

우산 없는데 일기예보 비온다 그러고...

그래도 사람은 별로 없었어서 7시엔가 가서도 1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윤하 끝나자 마자 비가 쏟아지려함..

우산도 폰 배터리도 없어서

끝나자마자 영통역으로 뛰어갔던ㅋㅋ

비때문이였던지 앵콜이 없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다들 귀와 눈은 정말 행복했지만

몸 특히 다리랑 허리는 정말 힘들었던..

(쓰고보니 그렇게 힘든거 같지 않지만 진짜 입실렌티랑 썸데이는 힘들었음)

그런데 이번에 역대급 갱신ㅅㅅ


인천...

사실 인천공항 갈 때 아니면 가본적 없는 동네다.

연대 다니는 친구들이 맨날 송도 놀러오라고 해도 멀어서 안가던 동네인데..

그동에 한바퀴 돌고 와버렸다ㅋㅋㅋ


일단 카메라가 있어야 하니

교품보낸 카메라 그냥 환불신청 하고

다른곳에 전화해서 재고확인 하고

방문수령을 하러 갔다.

이번에 느낀거지만 이런 비싼거 살때는

되도록 정식 매장에서 사던지 오픈마켓이면

전화로 재고정도는 미리 확인하고 가능한 방문수령해서 제품 상태 확인하는걸로...

특히 급할수록..


결국 한시간 좀 넘게 걸려서

시청역에 가서 (캐논 쇼핑백에 니콘 카메라를) 받아왔다.

그러고 보면 전 판매자는 단종되서 안나온다 그랬는데

이거 17년 12월 제조에 18년 1월 출고 제품...음..


이거 들고 지하철 1호선 타서 주안역까지 직행했다.

이 북대기 큰걸

등에 렌즈까지 가방에 넣어 업고

다행히 중간에 앉긴 했지만(서울 벗어나니까 사람 별로 없더라)

누가 가져갈까봐 손 놓고 있을수도 없고 위에 올려놓을수도 없고..

결국 진짜 처음오는 주안역을 왔다..

아마 여기서부터 ...응?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소래 라마다 호텔에 가려면 여기까지 안오고 부평역이나 백운역에서 버스타면 되니..

그럼 내가 왜 주안역까지 갔느냐?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잘못온지 몰랐지..

그저 연대 다니던 친구들한테 니들 없을때 송도 왔다고 키득거리고 있었는데..

옆에 누가 삼각대 들고 있길래 그사람도 베란다 라이브 가는줄 알았는데...

ㅁㄴㅇㄹ


저는 라마다 호텔이 인천에 두개나 있는지 몰랐어요...

그냥 인천 라마다 호텔 치고 생각 없이 갔는데 아무리 봐도

네스카페밖에 안보이고 달콤커피는 코빼기도 안보이는것..

누가 주변에 이디야 있다 그랬었는데 것도 안보이고..

게다가 송도는 소래보다도 훨씬 추웠다.

손 잠깐 내놓고 있어도 찢어질꺼같이.


그래서 그냥 어디 들어가 있다가 이따가 찾을까 했었는데 그러지 않길 잘했다.

갑자기 윤하가 출근한다며 라이브를 켜서 듣다가

문득 깨닳은것임

소래 라마다..소래포구..송도..응?

내가 온곳은 송도 라마다 호텔이였던것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ㅏㅏ..


카메라 방금 수령한거라 충전 해야된단 말이오

나는 시간이 없단 말이오


바로 택시불러서 ㄱㄱ함

(그렇게 이날 교통비는 2만원이 넘어갔다고 합니다.)


도착하니 여섯시 좀 넘어서..

이건 뭐 저녁먹을 시간도 안되니

옆에 보이는 이디야 가서 커피에 쿠키 하나 시켜놓고

콘센트 옆에 자리잡고 카메라 언박싱ㅋㅋㅋ

충전기 언넝 꺼내서 꽂아놓구

커피 앞에서 한시간가량 멍때리고 있었다.

(예 그 큰 박스 들고 있던 이상한 사람 저 맞아요 헿)


한 일곱시쯤 되니까

출근길이 어딘진 몰라도 윤하가 곧 올꺼같아서

재빨리 자리를 정리하고 나오면서 카메라 세팅 슉슉

근데 첨만지는 바디라 잘 모르겠...


그러면서 당당히 달콤 문 열고 들어갔는데

안내쫓길래 구경하면서 카메라 만지고 있었는데

테이크아웃만 되고 매장 이용 안된다 그래서

당첨자인데 혹시 가방만 맡길수 있냐고 물어봄.

안된다면서 당첨자시면 옆에 로비 가시라고 안내해주시길래

나가려는데 어머나

앞에 윤하가 있었...

나 왜 못봄..?(물론 멀긴 했다)


재빨리 옆에 유리로 가서

한컷

리허설 하시다가

이쪽 봐주시길래 또 한컷

사실 이때 사진 많이 찍긴 했는데

마이크 스탠드에 가리기도 했고

사실 카메라 설정이 다 안된 상태라

af모드 설정을 제대로 못해서

초점이 마이크랑 마이크 스탠드로 간게 많았다는...

다행이 이건 대기하면서 해결하긴 했다.


7시 20분경에 번호표 수령하고

68번..홀릭스 당첨자라 앞자리가 아닐건 알고 있었다.

어차피 어중간한 자리보다는 뒷자리가 낫기도 하고.

이때까지는 내가 어떤 자리에 가게 될지 몰랐지....

이거 받고 줄서있는데

한손에 쇼핑백 등에 가방 한손에 카메라

어지간히 불편..

심지어 자리도 아니고 스탠딩이라 걱정을 좀 하긴 했다.


윤님 보러 입장!


하는데 중앙에 커다란 기둥 무엇ㅋㅋㅋㅋ

시야가...

그래서 맨 끝쪽으로 갔는데

관객을 위한 좌석 말고 매장에 고정되있는

쇼파같은? 좌석이 있고 거기에 애들이랑 몇분 앉아계시더라.

그냥 그런갑다..하고 옆에 섰는데

"거기 서시면 저희가 어떻게 봐요"

?????

스탠딩에서 남 시야까지 배려해가면서 서야 하는것?

게다가 그 옆에 의자 가져다놓으면서 다른 사람 앉아야된다고 비켜달라고..

아 예..

뭔가 관계자같아서 그냥 고이 비켜 드렸습니다..

근데 거기서 한발짝만 옆으로 가도 시야가 기둥때문에 아슬아슬한 상황;;

그래서 그냥 그 쇼파 뒤에 있는 히터 앞으로 옴.

히터 바람나와서 짜증나서 꺼버림ㅋㄷ

여러분 안추웠죠 그쵸? 추운거 느낄 겨를이 어디 있었겠음

(사실 일부러 끈건 아니고 실수로 머리로 뒤에 쳤는데 꺼져서...굳이 켜지 않았습니다.)


가방은 뒤에 던져놓고..뒤까지 꽉 차는 상황은 아니라

여튼 매장 맨 모서리 끝에 쳐박혀서 관람 시작...

여담이지만 나중에 그 의자에 와서 앉으신 분 핸드폰에 윤하랑 찍은 사진이 있더라구요?

아 증말 부들부들 했습니다요

돈벌어서 달콤커피 차리던가 해야지...


아니 너무 이쁜거 아닙니까?

내가 진짜 입장 하는거 보고

그 전에 약간 어이없고 짜증날뻔한거 하나도 기억이 안나버렸자너...

게다가 모두가 알법한 기다리다로 시작하고

나머지는 5집 신곡들로 꽉꽉 채워줘서 넘나 좋았던...

이번 라이브 들으면서 확실히 느낀건

5집 노래들이 지금 목소리에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라는것

종이비행기 랩도 정말 좋았고

애플모나 없던일처럼도

안정적이면서 본인 목소리를 정말 잘 드러내주는 곡들이라는걸 새삼 느꼈다.

이전까지 곡들은 하드웨어 스펙을 뽐내는 느낌이였다면

이번에는 그렇게 내지르지 않아도 이렇게 좋다는걸 보여주는 느낌?

다만 두가지가 공존하기 힘들어 보여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기대 반 걱정 반

아무쪼록 하고싶은거 즐겁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


???: 빅맥 몇개 드셨어요 오늘?

(아까 방송하길래..)

윤: 빅맥? 햄최몇 물어보는 거에요?

솔직히 질문 해놓고 질문 잘 안받아줘서 갑분싸 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음...

다행히 예상대로 질문 받아줬고 관객분들도 반응 나쁘지 않았다...

윤: 얼마전에 햄최몇이라는걸 배웠어요. 햄버거 최대 몇개?

오늘 빅맥은 하나먹었죠 빅맥인데~


???: 갸우뚱(분명 햄최2라 그랬는데...)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때 윤하는 계속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떨려쥬글뻔..


윤: 아쉽긴 했어욬ㅋㅋㅋㅋㅋ 감자튀김 조금 남기긴 했지만


이렇게 팬싸때 있었던 일들 조금이라도 기억해 줘서 너무 고맙기도 하고(물론 그땐 제가 물어본거 아닙니다...)

제가 이 질문을 던진 건

팬사인회도 오프도

모두 함께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팬(들)이 있음을

잊지 않아줬음 한다는건 좀 건방진거 같고

그냥 꼭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가볍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응원과 위로가

때로는 부담과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도 느꼈기 때문에

응원하면서도 항상 부담되진 않을까 조심하게 되는 마음.


그리고 윤하가 했던 말 중에 또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암튼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너무 감사한 분들이 많았어요.

감사함이 뭔지 조금 더 깊게 다가오게 됬고 그래서 이 곡을 만들게 됐구요. 브라더수 씨하고.

가사도 만들게 됐고.

이 뮤직비디오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 공연때 관객 여러분들한테 

찍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촬영감독으로 참여를 하신, 직접 참여하신 뮤직비디오였고

(중략)

너무나도 저는 지금까지 뮤직비디오 중에 어떻게보면 제일 만족스럽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직접 찍어주신 저니까,

그 애정이 묻어나더라구요.

예전에는 막 사진이나 비디오 막 찍어주시는 거에 대한 감사를 별로 모르고

와.. 또 찍혀야된다 라는 어떤 부담감이나 좀 예쁘게 찍혀야 될텐데라는 그런 압박감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냥 그 피사체에 대한 애정으로 찍어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아주 좋습니다. 그 렌즈 너머, 렌즈 뒤에서 보시는 그 마음을 보는게

영상과 사진에서 많이 묻어나서 아주 좋아요."


물론 내가 윤하 사진을 찍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진찍히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은 들은적이 있었다.

그래도 최근 모습들 보면 이제 좋은 모습 많이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내멋대로 판단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건데

이렇게 내 마음을 콕 찝어주는 말을 해서

감동받아서 울뻔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물론 예쁜 사진 많이 찍혀서

인터넷에 많이 퍼지고 그거 보고 팬들이 많이 생기면 윤하 본인도 좋기야 하겠지만

(너무 이쁘지만) 비주얼로 승부하는 아이돌도 아니고(아니 아직 아이돌인가?)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가수인 입장에서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사진찍히는 것을 좋아할 이유가 없다.

윤하 본인도 얼빠를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하고(ㅋㅋ)

이쁘다는 말 들으면 당연히 기분 좋겠지만

그보다 이번 음악 좋다고 얘기하는 걸 더 좋아할 가수니까.

나 또한 자기 만족을 위해 사진을 찍는 거기도 하고..


그런데 이렇게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갖고

그 모습을 1kb라도 더 남기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거 같아서 괜히 울컥

그래서 그랬나.

이번에 관객석을 여기저기 다 봐주려고 노력한거 같긴 했는데

구석탱이에 찌그러져 있는 내쪽도 많이 봐줘서

(렌즈와) 아이컨텍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끝나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갈 때도,

"나도 너네 찍을 수 있다~"

한마디 하면서

세상 귀엽고 뿌듯하게 웃어주자너...

(사진 찍으시길래 차마 얼굴에서 카메라 떼지는 못하고 한손만 들어서 브이 한 1ㅅ...)


누가 포즈 취해달라니까

이렇게 무표정으로 포즈 취해주시는 윤님...커엽..


엘리베이터 오는거 보고 내가

"너무 무표정인거 아니에요?"하니까

거기서 또 웃으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셨는데

연사 버퍼 걸려서 못찍....아아..


(억울해 사망한 덕구의 온기가 남아있는 글입니다.)


(그리고 또 카메라랑 가방이랑 박스랑 챙겨서 두시간반 낑낑대며 집에간건 안비밀)


팬사인회도 정말 좋았지만

나는 역시 노래 듣는 오프가 좋다.

몸은 좀 힘들어도

말로 대화하는 것 보다

음악으로 대화하는게 역시 가수와 팬의 의사소통 아닐까


그럼 다음 오프를 기약하며

순수클린황족음빠(찍덕)은 이만...